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후ー” 하고 한숨 돌릴 수 있는... 화려하고 떠들썩한 분위기의 도쿄에서 그런 소중한 장소를 찾는 것은 꽤 힘든 일이죠.
자신만의 힐링 스폿을 찾고 있다면 딱인 곳이 있습니다. 바로 도쿄 시부야에 조용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명건축 찻집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이번에 소개하는 「명곡 찻집 라이온(名曲喫茶ライオン, 메이쿄쿠킷사 라이온)」은 쇼와(昭和) 시대의 레트로한 경관을 남기고 있으며, 클래식을 중심으로 명곡이 흐르고 있는 찻집입니다. 많은 단골들이 찾아오는 이 가게의 매력은 그 컨셉과 건축 그리고 맛있는 커피에 있습니다.
손님들을, 일상에서 잠시 떠나 기분 좋은 한때로 초대해 주는 "명곡 찻집 라이온". 여러분도 분명 단골 카페로 삼고 싶어질 겁니다!
창업은 쇼와 원년(1926). 시부야「명곡 찻집 라이온」
벽돌을 사용한 외관
음악 애호가들이 모이는 클래식의 명곡 찻집
도쿄도 시부야구, 도겐자카(道玄坂)의 햣켄다나(百軒店)의 안 쪽에 서 있는 렌가즈쿠리(レンガ造り, 벽돌을 사용한 건축 양식)의 건물이 바로「명곡 찻집 라이온(名曲喫茶 ライオン)」입니다. 햣켄다나의 언덕길을 오르면 보이기 시작하는 형광빛 라임그린과 노란빛 간판. 평일이든 주말이든 음악 애호가들의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아 온지 90년 이상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쇼와(昭和) 시대로 타임머신을 타고 찾아온 듯한 레트로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가게의 3대 째 주인 이시하라씨
취재로 방문했던 것은 어느 맑은날의 오픈 전. 3대 째 주인으로써 이시하라(石原)씨가 수줍은 얼굴로 마중을 나왔습니다 .
창업 당시부터 변함없이「명곡 찻집(名曲喫茶)」으로서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철저하게 고집한 음향과, 클래식 명곡들이 항상 가게 안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는 이시하라씨. 점 내에는 마치 영화관같은 붉은 시트 의자들이 늘어서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의자는 전방 중앙의 3D 스피커를 향하고 있습니다. 이는「곡에 젖어 느긋한 시간을 보내기를..」이란 바라는 오너의 마음이 반영된 것이라고 하네요.
외에 일부 4인용 자리 등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1950년대에 특별주문으로 만들어진 파이오니아제(パイオニア製) 3D스피커는 무엇보다도 입체적인 음향이 큰 매력입니다. 마치 본 고장 빈(ウィーン)의 콘서트 홀에서 듣고 있는 듯, 살아 숨쉬는 아름다운 음악이 이 스피커에서 흐르고 있죠. 가게 내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그 장엄한 음색을 들을 수 있습니다.
특별 주문의 3D스피커
옛 미국 잡지에 3D 스피커가 실린 것
소유하고 있는 레코드 장수에 대해서 묻자,「이제 몇 장인지도 잘 모르겠네요」라는 이시하라씨. 그 말처럼 정말 방대한 수의 레코드가 있었습니다. 과거 신바시(新橋)에 있는 가구점에 특별 주문했다는 레코드 선반 하나에는 모두 수납할 수 없게 되어, 스태프가 추가로 만들었다는 선반까지도 쭉 진열되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손님들의 요청곡을 흘려보내지만 매일 15시와 19시에는「라이온(ライオン)・콘서트」라는 이름의 이벤트를 개최합니다. 스태프가 뽑은 클래식 명곡들을 틀어준다고 하네요.
쭉 진열된 레코드들
재건을 통해 시대가 시대가 되살아나다
지금도 여전히 쇼와 시대의 경치를 남기고 있는 라이온은 그 레트로한 건물도 주목할 만한 점입니다. 1926년 창업 당시의 건물은 사실, 전쟁으로 전부 불타버렸다고 합니다. 지금의 건물은 1950년에 이 장소로 재건된 것이라고.
유럽풍 디자인의 외관
창업자는 매우 창조적인 인물로, 건축 관련 종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직접 외관, 내관, 그리고 세세한 장식까지 만들었다고 합니다. 잿빛 벽돌을 사용한 외관, 우아한 풍모를 보여주는 문의 장식도 볼거리입니다.
문에서 빛을 받아 시크한 모습을 남기고 있는 칸막이의 라이온 장식도 창업자가 직접 조각한 것이라고.
「조각도 배운적 없는데 말이죠 (웃음). 보세요, 기둥의 장식같은 것도 모두 아버지가 직접 하신 거예요!」
라이온 장식이 조각 된 칸막이
가게를 지탱하고 있는 이 기둥은 고대 그리스의 코린트(コリント) 양식을 떠올리게 하는 디자인으로 그 황금색에 맞춰 벽도 금색 아치형태 장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이 디자인 역시 모두 창업자가 독자적으로 손수 해낸 것. 시대도 지역도 다 달라 흩어져 있었던 장식들을 한 곳에 모아서 이렇게 고급스럽고, 시크하게 마무리 했습니다.
벽에 걸린 그림은 단골 손님이 그려준 것이라고
그런 외관과 내관 및 장식의 탓도 있어서 인지, 가게 내에 발걸음을 들여놓으면, 손님들은 쇼와 시대를 방불케 하는 분위기 속에 잠깁니다. 노스텔지어를 느낄 수 있는 세계로 초대받지요. 나이도 성별도, 국적도 관계없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클래식한 한 때를 선사합니다. 말 그대로 명점(名店)이지요.
쇼와 감성의 건축을 고집하면서도 방음도 고려한
그나저나 본 점에서는 오픈부터 마감까지 하루 종일 3D스피커로 부터 클래식이 흐르고 있습니다. 명곡에 젖어들도록 하기 위해서 음량은 꽤 크게 조정해둔 편.
하지만 가게 밖에서 들리는 소리는 아주 미세합니다. 라이온은 쇼와 시대 감성을 살리고 있는 건축이면서도, 중요한 방음에 대해서도 고안했습니다. 이 고안의 비밀은 바로 건축 소재와 창물에 있다고 합니다.
창에서 부드럽고 밝은 햇살이 들어옵니다
밖으로 나와 있는 창처럼 설계된 창문은 이중구조. 누음의 가장 큰 원인은 역시 창의 틈새이기 때문에 샷시와 창의 강도를 강하게 하는 것으로 새어나가는 소리를 최소한으로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본 점의 벽이나 천장에는 콘크리트 재질을 사용해서 틈새를 꽉 매우고 있습니다. 외관의 벽돌도 소리가 흘러나갈 수 있는 빈틈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희미하게 들려오는 클래식 음악 소리에 발걸음을 멈추고, 그대로 가게에 들리게 된다면, 그 때부터 펼쳐지는건 비일상의 세계. 그 음량의 차가 보다 숨겨져 있는 느낌을 준다고 하네요.
세부적 부분에 대한 검소하고 심오한 고집
창업자가 독자적으로 만들어낸「라이온」. 건물이나 스피커 뿐만이 아니라 손님들에게 있어서의 휴식의 장을 제공하기 위한 꼼꼼한 고집을 지키고 있습니다. 예를들어 여기저기서 사용하고 있는 푸른색 혹은 따뜻한 계열 색상의 그림자를 씌우고, 오렌지 빛으로 라이트를 비춥니다. 이는 명곡의 아름다운 선율을 보다 잘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집중할 수 있는 색상의 라이트를 통해, 연출을 하고 있는 겁니다.
광고지도 창업자가 디자인 한 것
또한 이 가게를 방문해 자리에 앉으면 스태프가 주는 것이 라이온・콘서트의 광고지입니다. 정기적으로 바뀌는 광고지의 디자인도 모두 창업자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라고 합니다. 안에는 매일의 라이온・콘서트의 연주곡 목록과 뒷면에는 옛 감성이 느껴지는 손글씨 폰트로 쓰여진「커피와 입체명곡」이란 문자가. 점점 계속 모으고 싶어집니다.
그리고 제공하고 있는 메뉴에도 고집을 느낄 수 있습니다. 본 점에서는 명곡에 빠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음식물 제공하지 않습니다, 오직 음료만 메뉴판에 있다고. 새하얀 커피잔과 작은 찻잔의 접시. 약간 차가운 음료가 담긴 심플한 디자인의 유리잔과 식기류도 사랑스럽습니다.
중에서도 추천하고 싶은 것은 따뜻한 커피입니다. 본래「라이온」이라는 가게의 이름은, 영국 런던에 있는「라이온・베이커리」란 찻집으로 부터 따온 것이라고. 창업자의 사촌이 라이온・베이커리에서 수업을 듣고, 그 커피의 레시피를 전수받아 만들고 있다고 합니다. 30분 간격으로 끓여낸 원두를 커다란 천으로 만드는 네루(ネル) 드립 식.
가게 안에는 라이온・베이커리의 동판이 장식
그렇게 만들어진 따뜻한 커피는 농후하면서도 쓴맛은 줄여, 클래식과 함께 즐기기에 딱인 한 잔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명곡 찻집 라이온」을 즐기는 방법
들어서면 보이는 파티션에도 라이온 조각이
자신만의 시간을 유유히
시부야에 있는 비교적 조용한 거리에 위치한 본 점. 의외로 들어가려면 용기가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처음 찾아온 사람이라도 명곡 찻집의 매력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라이온을 심플하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자리에 앉아
들어가면 스태프가 몇명에서 왔는지 묻고, 안내를 해줍니다. 우선은 자신이 마음에 드는 자리를 생각해두세요. 단골 손님들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자리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입장문을 열고 바로 안쪽에는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으로 이어지는 문이 있기 때문에, 바로 2층 자리를 향해 가보는 것도 추천. 단 가게 전체는 전석 흡연이 가능합니다.
또한 본 점은 촬영은 금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입점과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라이온 조각은 저도 모르게 사진에 담고 싶었지만, 꾹 참았습니다. 참고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서 콘센트가 있는 자리가 4자리 정도 준비되어 있다고 합니다.
■음료를 주문하다
천으로 드립을 내리는 방법으로 만든 농후한 커피(hot)
자리에 앉으면 스태프가 메뉴와 물, 그리고 광고지를 가지고 옵니다. 추천은 상기에서 소개했던 따뜻한 커피이지만 다른 종류로 레몬 스쿼시나 밀크쉐이크 등 찻집다운 그리운 메뉴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리고 클래식을 즐기다
2층 자리에서도 제대로 울려퍼지는 클래식
책을 읽거나, 잠깐 잠에 듭니다. 클래식에 귀기울이며 자신만의 시간을 유유히 보내보세요. 클래식을 즐기러 온 손님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화는 금지. 혼자만의 시간을 유유자적 보내는 것이 이 곳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틀어줬으면 하는 클래식 악곡이 있다면, 스태프에게 신청해보세요. 가게 내에 음원이 있다면 신청곡으로 틀어줍니다. 악곡이 끝날 때마다 스태프가 마이크를 들고 악곡의 이름을 소개해주기 대문에 마음에 드는 곡을 한곡 정도 찾으러 가보는 것도 좋겠지요.
참고로 화장실은 1층의 앞쪽 우측에 있습니다. 레코드 선반 배후의 공간 뒤쪽을 확인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계산
만족할 만큼 즐겼다면 계산을 하고 가게를 나섭니다. 계산대는 따로 있지않고, 스태프가 작업하고 있는 주방 카운터에 전표를 가지고 말을 걸어보세요. 계산을 해줄겁니다.
자신만의 힐링 타임을!「명곡 찻집 라이온」
창업자의 뜻을 계승해가면서, 지금까지도 쇼와 감성과 그 옛 모습을 남기고 있는「명곡 찻집 라이온」. 음악 애호가들의 쉼터로서 그 모습을 약 70년간 지켜오고 있습니다.
명곡을 들으며 힐링하고 싶어졌다면, 그리고 일상에 조금 지쳐 한숨 돌리고 싶어졌다면, 클래식의 장엄한 음색에 휩싸인 채 커피 한 잔을 마시러 방문해 보세요. 한 번 찾아가는 것만으로도 그 자유로운 "비일상"에 마음을 빼앗길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