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도(江戸)시대, 거리에 설치된 역참을 중심으로 번창한 "슈쿠바마치(宿場町, 역참마을)". 그렇게 20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 거리를 남겨둔 슈쿠바마치는 많습니다. 이번에는 에도시대의 정비된 5가도(五街道) 중 하나인 “나카센도(中山道)”의 슈쿠바마치 5곳을 소개하고, 오래된 마을 거리를 산책할 뿐 아니라, 향토요리, 전통공예품 등 다양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슈쿠바마치란
전철과 자동차 등 다양한 놀이기구가 발달한 현재와 달리 도보와 말이 이동수단이었던 에도 시대. 당시 산킨코다이(参覲交代)라는 자신의 영지와 에도를 1년마다 왕래해야 하는 제도가 있어 일본 각지에서 도보나 말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의 휴식 장소로서 가도 변에는 일정 구간 마다 "슈쿠바(宿場, 역참)"이 설치되어 그 슈쿠바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가게가 모이는 것에서 형성된 것이 슈쿠바마치(宿場町)입니다.
가도 록목
에도(江戸)와 일본 각지를 잇는 가도(街道) 가운데, 도카이도・나카센도・코슈 가도(甲州街道)・오슈 가도(奥州街道)・닛코 가도(日光街道) 등 5개의 주요한 가도는 "5가도(五街道)"라고 칭해져 그 5개 가도만으로도, 슈쿠바는 200곳을 넘습니다.
또, 슈쿠바마치에는 방색(防塞)시설로서의 역할도 있어,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서 길을 직각으로 한 "마스가타(枡形, 되 같은 네모형)"라고 하는 길을 마련하고 있었습니다.
5가도의 하나・나카센도
에도시대에 정비된 5가도의 하나인 "나카센도"는, 에도의 니혼바시와 교토의 산조오하시(三条大橋)를 잇는 가도입니다.
에도와 교토 이외에는, 현재의 사이타마현(埼玉県)・군마현(群馬県)・나가노현(長野県)・기후현(岐阜県)・시가현(滋賀県)을 지나, 나가노현 남서부의 기소(木曽) 지역도 지나고 있던 것으로부터 "기소로(木曽路)"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 약 540km의 나카센도에는 69개소의 슈쿠바가 마련되어 있어 5가도 중 슈쿠바의 수가 가장 많습니다.
나카센도의 추천 슈쿠바마치
시대와 함께 슈쿠바마치는 역할을 끝냈고, 그 수도 점점 줄고 있었지만, 지금도 에도시대의 거리를 남겨둔 슈쿠바마치는 몇 군데가 있습니다. 에도 시대의 휴식처로서의 역할부터, 옛 거리를 현재로 전하는 장소로서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1. 나라이주쿠 (나가노현)
나라이주쿠의 거리
나가노현 시오지리시(塩尻市)에 위치한 "나라이주쿠(奈良井宿)". 나라이강(奈良井川)의 해안을 따라 약 1km정도 펼쳐지는 슈쿠바마치는 일본 내 최장의 길이을 자랑하며 많은 여행객으로 번영하면서 "나라이센켄(奈良井千軒)"이라고도 불리고 있었습니다. "에도(江戶)시대 건물이 거의 완전한 상태로 남아 있으며, 1978년에는 국가 중요 전통 건축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되었습니다
카미토이야 자료관의 외관
나라이주쿠를 즐기기 위해 우선 방문했으면 하는 곳이 국가 중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카미토이야 자료관(上問屋資料館)”입니다. 관내에는 고문서, 도자기, 일상생활에 사용되었던 도구 등 약 400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고헤이 모찌
나라이주쿠의 길거리 음식으로 인기인 것이 "고헤이 모찌(五平餅)"와"오야키". 고헤이 모찌란, 나라이주쿠가 있는 기소 지방을 중심으로 전해지는 향토 요리로, 쌀을 으깬 것을 꼬치구이를 해 소스에 찍어 먹습니다.
다른 슈쿠바에서도 고헤이 모찌는 맛볼 수 있는데, 장소에 따라 양념장이 달라지므로 꼭 한번 먹어보세요. 나라이주쿠의 고헤이 모찌는, "킷사 타나카야(喫茶たなかや)"라는 가게를 추천합니다.
오야키
그리고 또 하나의 인기 음식인 "오야키"는 나라이 발상의 향토요리로 밀가루를 물로 반죽한 것에, 노자와나(野澤菜, 순무) 등의 나물을 싸서 뜸을 들입니다. 나라이주쿠에서는, 오야키 전문점 "테즈카라(てずから)"라는 가게가 있습니다.
아이스 캔들 축제
또, 매년 2월 3일의 세츠분(節分, 입춘 전날)에는 "아이스 캔들 축제"가 개최됩니다. 손수 만든 아이스캔들이 약 1 km에 걸쳐 계속 되며 낡은 건물을 비추는 모습은 환상적입니다.
2. 츠마고주쿠 (나가노현)
츠마고주쿠의 거리
츠마고주쿠(妻籠宿)는 나가노현 나기소마치(南木曽町)에 위치해, 인접하는 마고메주쿠(馬籠宿)와 함께 기소로를 대표하는 슈쿠바마치입니다. 일본 최초로 거리 보존을 시도한 숙쿠바마치라는 점에서 1976년에는 국가의 중요 전통적 건축물군 보존지구로 지정되었습니다.
나기소마치 박물관의 외관
츠마고주쿠 관광의 중심이 되는 것이 “나기소마치 박물관(南木曽町博物館)”. 일본 국가 중요문화재에 지정 되어있는 와키혼진 오쿠야(脇本陣奥谷)와 방 배치도를 참고로 재현해낸 “츠마고주쿠 혼진(妻籠宿本陣)”. 그리고 츠마고주쿠의 역사 등의 자료가 전시 되어있는 “역사 자료관”의 세가지 시설로 구성된 박물관입니다.
츠마고주쿠의 풍물시인 사광
그 중에서도 인기인 것이 와키혼진 오쿠야로, 격자에서 태양빛이 비치는 광경(사경, 斜光)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광경은 9월부터 3월의 맑은 날 한정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츠마고주쿠의 풍물시입니다.
쿠리킨톤
츠마고주쿠를 관광할 때, 꼭 맛봐야할 것이 "쿠리킨톤(栗きんとん)". 기소로의 명물 과자로, 밤(栗, 쿠리)에다 설탕을 더한 것을 삶고, 그것을 밤의 모양으로 짜낸 것입니다. 츠마고주쿠에서는 "사와다야(澤田屋)"의 쿠리킨톤이 인기로, 그 자리에서 맛보는 것은 물론 기념품으로도 환영받을 겁니다.
3. 마고메주쿠 (기후현)
마고메주쿠의 거리
기후현 나카츠가와시(中津川市)에 위치하는 "마고메주쿠(馬籠宿)". 일본 전국적으로도 드물게 비탈길에 있는 숙박마을로, 돌바닥의 완만한 언덕이 이어집니다. 산의 능선에 위치한 마고메주쿠는 물이 많지 않았으며, 1895년과 1915년 두 번의 화재로 인해 에도 시대 당시의 거리는 불타 버렸기 때문에, 현재의 거리는 재건된 것입니다.
도손 기념관의 외관
이 마고메주쿠는 메이지(明治)부터 쇼와에 걸쳐서 활약한 일본의 문호・시마자키 도손(島崎藤村)의 고향. 생가 터에 세워진 "도손 기념관(藤村記念館)"에는, 시마자키 도손과 관련된 자료, 약 6,000점이 수장되어 있습니다.
그 밖에도 소설 '요아케마에(夜明け前, 동트기 전)'에 등장하는 “마고메 와키혼진 사료관(馬籠脇本陣史料館)”이나 소설 “아라시(嵐, 폭풍)”와 관련된 “시미즈야 자료관(清水屋資料館)” 등 시마자키 도손의 풍부한 명소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물레방아간
또한 마고메주쿠 입구 부근에는 물레방아간(水車小屋, 스이샤고야)이 있고 수차와 돌바닥의 계단, 그리고 마스가타의 길이 함께 보이는 마고메주쿠의 상징적 존재입니다. 물레방아간에서는, 소규모이지만 수력 발전도 행해지고 있으며, 이는 물레방아간의 라이트업이나 실내 조명 등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4. 사메가이주쿠 (시가현)
사메가이주쿠의 거리
사메가이주쿠(醒井宿)는 나카센도의 61번째 슈쿠바로, 현재의 시가현 마이바라시(米原市)에 위치합니다. 명수(名水)의 고향이라고도 알려진 사메가이는, “비와호(琵琶湖)와 그 수변 경관 기원과 생활의 물 유산” 으로 일본 유산에도 등재되어 있으며, 맑은 물을 따라 슈쿠바마치가 펼쳐져 있었습니다.
지조 강에 핀 바이카모
그런 사메가이주쿠에서 가장 인기인 것은, 청류・지조 강(地蔵川, 지조가와)에 피는 "바이카모(梅花藻, 매화마름)"의 풍경. 바이카모란, 맑은 물에서만 자라는 미나리아재비과의 식물로, 매화와 비슷하며, 하얗고 작은 꽃을 피웁니다.
사메가이주쿠에서는 청류인 지조 강에 바이카모가 피어, 절정은 예년 기준 7월 중순부터 8월 하순입니다. 또한 예년 기준 7월 하순부터 8월 상순에 걸쳐서는 수중 라이트에 의한 라이트 업도 행해지므로 환상적인 분위기의 바이카모를 볼 수 있습니다.
바이카모가 피는 지조 강의 원류이기도 한 “이사메노 시미즈(居醒の清水)”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전설이 남아 있습니다.
일본 고대사에서 영웅이라 칭해지는 야마토타케루노미코토(日本武尊)가 열병으로 쓰러졌던 때, 이사메노 시미즈에서 솟아나는 물로 독을 씻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고, 이 이사메노 시미즈는 "사메가이"라고 하는 지명의 유래도 되었습니다.
샘물이 풍부한 사메가이에서는, 여러가지 약수가 사용되어, 그 중에서도 인기인 것이 간장입니다. 창업 100년이 넘는 "소유야 키요지 상점(醤油屋喜代治商店)"에서는 소유(간장)나 미소(된장)를 구입할 수 있는 것 외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에 쇼유를 더한 "간장 소프트 아이스 크림"을 판매하기도 해 사메가이주쿠에 방문한다면 꼭 먹고 싶어질 맛입니다.
5. 쿠사츠주쿠 (시가현)
시가현 쿠사츠시(草津市)에 위치하는 “쿠사츠주쿠(草津宿)”. 이 슈쿠바마치는 도카이도와 나카센도의 분기점이기도 해 교통의 요충지로 번영했습니다.
쿠사츠주쿠 혼진
그런 쿠사츠주쿠의 상징 “쿠사츠주쿠 혼진(草津宿本陣)”은, 신선조(新選組)의 히지카타 토시조(土方歳三)나 아코 사건(赤穂事件)으로 알려진 키라 코즈케노스케(吉良上野介) 등, 유명한 요인(要人)들이 묵었던 장소로, 혼진에 있어서는 일본 최대급입니다.
국가 사적에도 지정되어 있으며, 1996년에 헤이세이(平成)의 대수리를 끝내고 일반 공개로 전환 되었습니다. 내부에 있는 방이나 욕실 등은 에도시대의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는 것도 특징으로, 당시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습니다.
또, 쿠사츠주쿠에서 관광객에게 인기인 것이, 1999년에 개관한 "쿠사츠주쿠 가도 교류관(草津宿街道交流館)". 에도시대의 가도나 여행의 역사 소개, 에도시대 후기의 쿠사츠쥬쿠의 거리풍경을 1/200의 크기로 재현한 모형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여행 체험 코너"에서는, 당시의 여행 복장으로 갈아 입고 사람을 실어 나를 때에 사용 되고 있던 가마에 실제로 타보는 것도. 간단한 우키요에(浮世絵, 유녀나 연극을 다룬 풍속화)의 체험도 할 수 있어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설입니다.
슈쿠바마치에 머무르면서 에도의 분위기를 만끽
오래된 거리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슈쿠바마치에는, 에도 시대의 분위기를 남긴 료칸이나 민박 등이 있어, 실제로 숙박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오래된 건물에 머물 수 있는 기회는 좀처럼 없는 귀중한 체험입니다.